플라스틱 반도체를 활용해 플렉시블 전자소자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기술이 개발됐다.

조길원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와 강보석 박사, 김윤희 경상대학교 화학과 교수·김란 박사로 이루어진 공동연구팀은 불소를 이용해 전자이동도와 안정성을 크게 높인 `n형 플라스틱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플렉시블 전자소자의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아지고 있다.

플라스틱 반도체는 가볍고 유연하며 만드는 공정도 간단해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재료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왼쪽.조길원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오른쪽.김윤희 경상대 화학과 교수>

하지만 핵심 소재의 하나인 n형 반도체 재료의 전하이동 속도나 안정성이 떨어져 아직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전자소재로 쓰이는 플라스틱 반도체는 많은 양의 전류를 빠르게 흘려보낼 수 있는 높은 전하이동도는 물론, 반도체 공정과정의 화학약품 및 고열처리, 전자소재로서의 발열 환경을 견딜 수 있는 안정성이 필수다.

연구팀은 기존에 개발 된 고분자의 곁가지에 불소 원자를 도입, 새로운 플라스틱 반도체 물질을 만들어내며 이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유기불소화합물들이 화학 약품과 열에 대한 안정성이 높고, 전자 흐름이 원활한 결정구조를 띈다는 점에 착안했다. 

<왼쪽. 강보석 포스텍 화학공학과 박사 오른쪽.김란 경상대 화학과 박사>

불소가 도입된 고분자 곁가지가 불소 간 인력으로 인해 스스로 결정을 이루며 고분자의 주사슬이 강하게 정렬되어 전자이동도가 크게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이 불소화를 통해 개발한 신규 고분자는 기존 재료에 비해 열·환경 안정성과 전하이동도가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전자이동도는 지금까지 개발된 n형 플라스틱 반도체 중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길원 교수는 “새로 개발된 n형 플라스틱 반도체는 높은 전자이동도를 나타내 향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유기 태양전지나 스마트 생·화학센서 등 유기반도체가 사용되는 다양한 분야에서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되는 동시에 주목할 만한 `주요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런티어 사업 `나노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